진일보한 검정의 귀환, 알렉산더 왕 Alexander Wang’s 2015 f/w collection

3월 31, 2015 at 5:59 오후 , , , , , , , , , , 꼼데가르송, 미스틱 89, 아트엠콘서트, 아트엠플러스, 알렉산더 왕, 요지 야마모토, 컬쳐엠, 컬쳐엠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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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style.com

그가 블랙이란 컬러를 내세우기 위해 선보인 이미지는 확실히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것은 알렉산더 왕이 나아가야 할 단 한가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타협 없는 강인함, 하지만 동시에 결과적으론 그의 재탄생을 기념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일종의 페스티벌 같은 것이기도 했다.

물론 요지 야마모토, 꼼데가르송 등이 90년대에 그런 시도를 감행한 적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그럼에도 왕은 그들에게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 같진 않아 보였는데,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블랙으로의 귀환’은 어떤 심오한 영감으로부터가 아닌, 철저히 그를 추종하는 구매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선, 그를 매우 영리한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토록 탁월한 올 블랙 콜렉션이 그에겐 여전히 재미를 위한 것뿐이라면, 우린 그의 감각에 더욱 경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Alexander Wang 2015 FW 2

Alexander Wang’s 2015 FW collection

이번 콜렉션의 완성도가 이전보다 한 차원 더 높아졌다는 사실이 명백하다고 가정한다면, 그의 젊음이란 요소를 빼 놓고는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새로울 것 없는 올 블랙이란 콘셉트를 이슈화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적인 것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헤비 메탈이 이번엔 그의 콜렉션을 힘껏 들어올렸다.

온통 검정색으로 흩뿌려진 무대 위로 젖은 미역 같은, 헝클어진 머리를 한 모델들이 목을 쭉 빼고 시니컬하게 걸어나올 때, 바로 헤비 메탈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놀랍게도 거의 모든 올 블랙 의상들 테두리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던 금속 스터드 구슬들과 극도로 우아한 방식으로 조응됐다. 게다가 청키한 통굽부츠와 스터드처리된 둥근 가죽가방들은 반항적인 젊은이 그 자체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의도된 계획이었을까?

이 밖에도 단순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이 디자이너는 피코트, 가죽재킷, 퀼팅코트, 그리고 파자마 스타일의 가운 등에서 건축적인 임펙트를 발휘했다. 그것들은 모두 동일하게 검정색이었지만 각각 다른 감촉을 추구함으로써 한 컬러에 집중했을 땐 지루해 보일 수 있다는 우리의 상투적 우려를 종결시켰다.

Alexander Wang 2015 FW 1

Alexander Wang’s 2015 FW collection

쇼가 끝난 후, 사람들은 그의 콜렉션에 대해 이래저래 참 말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콜렉션이 좁은 뒷골목의 갱단, 혹은 힙합퍼들을 연상시킨다며 흥분했고, 또 어떤 이들은 건축적이고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확실했던 결론 한 가지는, 그의 콜렉션의 숨겨진 테마가 바로 ‘로멘티시즘’ 이었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드디어 올 해, 공식적으로 알렉산더 왕의 매장을 방문하여 스포티한 스니커즈나 스웨트셔츠에 대해 고민하는 대신 가죽이나 스웨이드로 된 모든 블랙아이템들을 문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끊임없는 요구는 이제 현실이 되었다. 젊은이들이 올 겨울, 또 한번 그에게 열광하게 될 것 만 같다.

 

 

345 Contributor, Lee Seung Min

A freelance fashion columnist, Lee Seung Min tells about fashion, art, culture by his own unique view point more in-depth and make interesting.

프리랜서 패션 칼럼니스트인 이승민은 패션과 예술, 그리고 문화 전반에 대한 심층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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