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 와인의 또 다른 성지, 한도로프 The oldest German town in Australia, Hahndo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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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Bae Doo Hwan

Town view of Hahndorf (10)

Hahndorf town’s view

Town view of Hahndorf (1)

Hahndorf town’s view

애들레이드 근방의 유명한 마을 중 하나인 ‘한도르프’에 갔었다. 사실 한도르프가 뭐하는 동네인지도 몰랐는데, 애들레이드에서 머물면서 그 존재를 알게 되었고 짬을 내서 방문했다. 중요한 것은 이 마을에도 꽤 유명한 호주 와이너리들이 있다는 것. 마을 안에 셀러 도어도 유명한 것이 몇 있어서 걸어서 왔다 갔다 하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운 없게도 우리 숙소가 있던 올드 네이렐라 마을에서는 갈수가 없고, 애들레이드 시내까지 가서 거기서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시내 나가서 864F라고 쓰여 있는 버스(다른 버스도 몇 있다고 한다)를 타고 가면 된다.

Town view of Hahndorf (3)

Hahndorf town’s view

한도르프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 정착촌이라고 하는데, 1839년에 프러시아(지금의 독일)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탈출한 루터교인들이 시초라고 한다. 당시 그들을 태우고 온 살신성인의 선장 이름이 한(Hahn)이었고, 도르프(dorf)는 독일어로 마을이라는 뜻으로 결국 한도르프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철수 마을인 셈이다. 멋들어진 골동품 점들도 꽤 있고, 빈티지 상점과 장난감 가게도 있다.

애들레이드 갔으면 한 번은 가봐야 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물론 와인 애호가라면 더더욱. 마을 자체는 한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 비가 와서 짜증이 났었는데, 와이너리 찾으러 간다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더 짜증이 겹쳐서 사실 그렇게 기분 좋았던 기억이 없다.

Town view of Hahndorf (8)

Hahndorf town’s view

한도르프는 와인 산지로 따지면, SA에서도 애들레이드 힐즈에 속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바로사와 클레어, 맥라렌 정도만 알지, 애들레이드 힐즈 와이너리는 잘 알지 못하는데, 현지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동네다. 괜찮은 와이너리도 꽤 많다. 다만 우리는 가난한 뚜벅이었기 때문에, 마을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두 군데만 들렸다. 첫 번째가 나름 세계적으로 유명한 락 베어 Rockbare. 지금도 되는지는 모르지만, 와인샵에서 근무했을 때는 수입이 되고 있어서 몇 병 팔았던 기억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 

Town view of Hahndorf (7)

Hahndorf town’s view

셀러 도어가 예쁘다. 잘 꾸며놨다는 생각이 든다. 산장 같은 분위기도 나고, 나름 세련됐기도 했고. 락베어는 사실 맥라렌 베일 와인이지만, 셀러 도어는 여기 한도르프에 있다. 락베어는 Tim Burvill이라는 사람이 설립했는데, 원래 서호주에 살다가 와인에 꽂혀서 SA로 이주해서 애들레이드 대학에서 양조학을 공부하고 Southcorp이라는데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 Southcorp은 현재 호주 최대 그리고 세계적인 와인 기업인 Treasury Wine Estate에 2000년에 합병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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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EAR’s cellar door

여튼, 팀은 워낙 재능이 있었는지, 겨우 20대 중반에 와이너리의 울트라 프리미엄 담당 와인메이커로 활약하고, 펜폴즈의 야타라 브랜드의 양조도 도맡아 했다고. 능력 있는 자들이 다 그렇듯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봤는지, 2001년에 자기 길을 걷기로 했다고 한다. Southcorp이 2000년에 합병됐으니, 이와도 아마 관련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지금의 락베어가 생긴 셈이다.  https://www.rockbear.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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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EAR’s cellar door

팀이 만드는 와인은 세가지 브랜드가 있다. 하나가 락베어, 둘째가 Barossa Babe, 나머지가 MOJO다. 락베어에는 샤르도네, 쉬라즈, 그리고 오너의 성을 딴 Burvill이라는 이름의 와인이 있다. 샤르도네는 맥라렌 베일 포도를 썼고, 내추럴 이스트, 25%는 큰 오크통 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숙성시키는데 5개월 동안 한다. 일반 쉬라즈와 Burvill의 다른 점은 같은 맥라렌 베일의 포도를 썼지만, 쉬라즈는 올드 오크를 약간 섞어서 15개월 숙성, Burvill은 오로지 프렌치 뉴오크만 24개월 숙성했다. 알코올 도수가 Burvill은 15.3%나 된다. 진짜 강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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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EAR’s MOJO wines

재밌는 것은 Barossa Babe다. 이 녀석은 바로사 밸리의 쉬라즈 100%를 사용해서 쓰는데, 24개월 동안 100% 뉴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에 쓰는 포도가 아주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가령 어떤 포도나무의 수령은 140년이 넘었다고 한다. 통상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결이 고운 고급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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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EAR’s wines

모조는 또 완전 다른 스타일이다. 쿠나와라의 까베르네 소비뇽, 애들레이드 힐즈의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삐노 그리, FIZZ라는 스파클링 와인(탱크 발효다, 샴페인 방식 아니다, 품종은 삐노 누아랑 샤르도네), 랭혼 크릭의 뮈스까 아 쁘띠 그랭으로 만든 모스까또, 클레어의 리슬링까지. 될법한 포도 품종들을 골라서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레이블도 톡톡 튀고, 쉽게 즐기기 좋은 와인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이들의 와인은 시음비 인당 단돈 3달러만 주고 마시기에는 황송할 만큼 좋다.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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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EAR’s MOJO wine

두 번째로 들른 와이너리는 한도르프 힐 와이너리. 통상 마을 이름이나 지역 이름을 쓴 와이너리들은 대개 퀄리티가 좋던지 유서가 깊던지, 유명하다. 사실 락베어에서 테이스팅을 하고 나온 뒤의 시간이 4시 20분 정도였는데, 한도르프 힐 와이너리가 한도르프 메인 스트리트가 아닌,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갈까 말까 굉장히 망설였었다. 돌아다니는 내내 비를 계속 맞아서인지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많이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걷기를 20여 분. 셀라 도어에 도착을 하니, 벌써 4시 40분. 5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 친절한 직원 아줌마 덕분에 무사히 테이스팅을 할 수 있었다.

Hahndorf hill winery (1)

Hahndorf hill winery’s view

한도르프 힐 와이너리는 한 가지 면에서 다른 와이너리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오스트리아 전통 품종으로 몇몇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역사를 살펴봐도 딱히 오스트리아와 관련이 있지도 않다. 한도르프 힐 와이너리의 오너는 래리 제이콥(Larry Jacobs)과 마크 돕슨(Marc Dobson)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래리는 남아공에서 의사로 활동하다가 남아공에 멀더보쉬(Mulderbosch)라는 와이너리를 설립했었고, 마크는 케이프타운에서 기자 및 카피라이터로 활동했었다고 한다. 둘은 무슨 친분이 있었는지, 래리가 남아공의 와이너리를 매각하고 함께 애들레이드 힐스로 이주했다고 한다. 애들레이드 힐스로 온 이유는 선선한 기후를 지닌 와인 산지를 찾아서였다고 하는데, 래리는 와이너리 운영을, 마크는 마케팅과 셀라 도어를 책임지고 있다.

Hahndorf hill winery (8)

Hahndorf hill winery’s view

한도르프 힐 와이너리는 20년 가까이 오스트리아 전통 품종인 블라우프랭키쉬를 재배해 왔고,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뤼너 벨트리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06년에 오스트리아에서 직접 그뤼너 벨트리너 클론 3종을 들여와서 성공적으로 재배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에 첫 빈티지를 출시했는데, 이는 남호주에서는 첫 번째, 호주 전체로는 2번째라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 와이너리는 대단한 업적을 이룬 셈이다. https://www.hahndorfhillwinery.com.au/

Hahndorf hill winery (7)

Hahndorf hill winery’s view

짧은 20분 만에 테이스팅을 했다. 와인은 나쁘지 않았다. 직원의 배려에 의해서 쉬라즈를 2009년과 2010년 비교 테이스팅도 해 볼 수 있었는데, 약간 더 서늘했던 2009년에서는 정말 확연한 후추 향이 확 풍겨져 나와서 흥미로웠다. 둘 다 아주 매력 있는 와인들이었다. 블라우프랭키쉬는 20년 동안 재배해온 노하우만큼,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처음 출시한 빈티지가 2008년이라고 한다. 향에서부터 압도를 하는데, 입안에서도 잘 짜인 텍스쳐가 일품이다. 이들이 자랑하는 그뤼너 벨트리너 품종 와인인 GRU도 매우 좋다.

Hahndorf hill winery (6)

Hahndorf hill wines

 

 

4235431452435Contributor, Bae Doo Hwan
He was a cultural journalist who worked at the best Korean wine magazine, ‘Wine Review’. After the wine journey, he manages a small wine bar ‘Vino Anotonio’ in Seoul as a freelancer wine columnist.http://blog.naver.com/baedoobaedoo

배두환 기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와인매거진에서 와인, 다이닝 등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조명해왔다. 와인산지로 떠난 1년간의 여행 후 현재 와인바, ‘비노 안토니오’를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http://blog.naver.com/baedoobae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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