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그 무한한 상상의 공간 속으로 Lee Ji Sun’s art life of research, ‘About the Cube’

9월 16, 2015 at 5:13 오후 , , , , , , , , , , 설치예술, 순수예술, 아트엠콘서트, 아트엠플러스, 영상예술, 유중아트센터, 이지선, 주사위, 컬쳐엠, 컬쳐엠 매거진, 큐브, 파리, 파리소나무작가협회, 프랑스
0 Flares Twitter 0 Facebook 0 Filament.io Made with Flare More Info'> 0 Flares ×

Images & Texts by Lee Ji Sun 

세 개의 선이 모이는 구석, 빛이 닿는 듯 어두움이 스려있다. 제각각 더 이상 만나지 못할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세 개의 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선들을 만나 점에서 그친다. 만남을 이룬 여덟개의 점이 적당한 거리에 놓이고, 열려있던 공간을 닫아 공기를 담는다. 가로와 세로는 넓이와 폭 그리고 높이가 되고, 그 안에 담긴 공기는 비어있거나 가득 차있는 비밀의 방이 된다.

CultureM_C_N16_images_06

Puzzle(Nuit), 2013, object with 85 drawing pieces, 6,5×6,5x6cm – LEE Ji Sun

여섯 개의 네모조각들은 퍼즐을 맞추듯이 하나씩 모이고 목적지 없는 길을 내어 평평한 지도를 만든다. 점선을 따라 지도를 접어 변과 변을 모두 이어 붙이면 빈틈없이 꼭 닫힌 입체공간이 된다. 네 개의 점에서 출발한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선을 긋고 면을 넓히며 하나씩 방이 늘어가고, 거대한 건축구조를 이루기까지의 무한한 가능성이 된다.

CultureM_C_N16_images_07

Mètres cubes, 2015, drawings on canvas, 12x12x12cm – LEE Ji Sun 

윗면이 옆면을 닮고, 빛이 비추는 앞면과 그림자 지는 뒷면까지, 큐브를 이루는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여섯 개의 면은 제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동그란 공처럼 굴러가지도, 세모난 피라미드처럼 하늘높이를 찌르지도 못하지만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네모는 더욱더 비밀스러운 여행을 한다. 여섯 개의 면 위에 순서대로 찍힌 여섯 종류의 점들은 한 손으로 쥐어 던져지는 작은 주사 와 함께 누군가의 운명을 정하고, 알록달록 질서 없던 큐브의 무늬는 규칙과 우연으로 조작되어 색들을 정리한다.

CultureM_C_N16_images_08

Puzzle(Jour), 2013, object with 104 drawing pieces, 6,5×6,5x7cm – LEE Ji Sun

창문이 달리지 않은 큐브는 속을 보이지 않는다. 열고 닫을 문고리의 흔적도 새어 나오는 불빛도 없다. 풍선처럼 속이 텅 비어있는지도, 물 한 방울 새어들 틈도 없이 밀도 있고 단단하게 속이 차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누군가가 불확실한 날짜를 세고 있을지도, 혹은 주인을 위해 웅크리고 있는 선물이 등장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CultureM_C_N16_images_09

Boxes, 2014, drawing object, ink on paper, 12x12x12cm – LEE Ji Sun

지평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땅에는 서로 다른 높낮이의 큐브들이 세워진다. 줄지어 나란히 순서대로 서서 하나의 길을 만들고, 뻗어나간 길들은 마을을 만든다. 뾰족한 모서리는 걸어가던 길을 두 갈래로 나누고, 두 사람의 만남에 장난을 치기도 한다. 시시각각 무너지고 새로 지어지는 큐브들은 다녀가는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고, 한동안 먼지 쌓이는 시절을 보내기도 한다. 어린왕자의 작은 행성에 뿌리를 내린 바오밥 나무들처럼, 나름의 벽을 세운 작고 작은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집을 지어 뿌리를 내리고, 아침마다 피고 저녁마다 지는 꽃이 되어 살아간다.

CultureM_C_N16_images_10

Point(Video excerpt, 2012) – LEE Ji Sun

큐브를 펼쳐서 지도를 그리고 다시 접어서 공간을 담는다. 손바닥 위에 놓여진 운명의 주사위를 쥐고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네모난 공간 안에 조명을 단다. 곧이어 주사위를 던지고 상자의 뚜껑을 열어 기억을 넣고 상상을 꺼낸다.

 

 

SONY DSCContributor, Lee Ji Sun

Lee Ji Sun is a young Korean artist, who does activity in Paris, France.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art works images by drawing, writing, video, photograph in every month. http://artleejisun.com/

이지선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여성작가이다. 회화, 비디오,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이 소개한다. http://artleejisun.com/

Comments are closed

0 Flares Twitter 0 Facebook 0 Filament.io 0 Flar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