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처럼 기다립니다 Lee Ji Sun’s art life of research, ‘About the waiting’

0 Flares Twitter 0 Facebook 0 Filament.io Made with Flare More Info'> 0 Flares ×

Images by Lee Ji Sun

꿈속 무의식의 세계가 시계소리에 맞춰 의식의 버튼을 누른다. 깨어난 몸은 의식을, 의식은 마음을 따르기 시작한다. 순차적으로 마음은 의식의 움직임을, 의식은 몸의 반응에 맞춰 꿈틀대고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의식은 무언가를 한다. 시간을 무대로 삼아 자신만의 크고 작은 몸부림을 만들거나, 다른 이가 꾸미는 무대를 바라보며 시간 위를 둥둥 떠다닌다. 즉, 삶은 기다리거나 기다리던 일을 마침내 하는 것으로 이어간다.

CultureM_C_N22_images_re_06

Daily sketch(Waiting for a flight in Paris, 2016) – JiSun LEE, image source : JiSun LEE

일찍이 눈을 뜬 아침에 곧 울릴 알람을 기다리는 잠깐의 몽롱함, 지난날의 흔적이 남아있는 발가벗은 몸이 기다리는 따듯한 샤워, 습관처럼 찾는 아침 커피의 뜨거운 한 모금을 기다리는 잠긴 목.

CultureM_C_N22_images_re_07

Sketch for La Forêt Noire(Waiting for thoughts, 2016) – JiSun LEE, image source : JiSun LEE

졸음이 깨어가며 배고픔을 느끼는 학생들은 점심시간만을 기다리고, 반복적인 하루를 시작한 직장인들은 다시 따듯한 보금자리로 돌아갈 퇴근시간을 기다린다. 10대가 기다리는 20대는, 20대가 기다리는 30대와는 다르고, 어린아이가 일찍부터 기다리는 다음해의 생일은 누군가에게는 멀찍이 떨어뜨려 놓고 싶은 날이다. 면접을 보러 가는 전날 밤의 기분은, 면접날 순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바뀌고, 조마조마하며 얻어낸 결과를 앉고 기분 좋은 떨림으로 시작하는 첫 출근의 마음은 한번 더 새롭다.

CultureM_C_N22_images_re_08

Sketch for La Forêt Noire(Waiting for the beginning, 2014) – JiSun LEE, image source : JiSun LEE

늘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이는 자연스럽게 친구를 기다리고, 약간의 늦어짐으로 모든게 늦어져버린 이는 발을 구르며 버스를 기다린다. 공항에 나가 유학간 딸의 도착을 기다리는 아빠가 바라보는 게이트의 풍경은 익숙한 듯 낯설고, 이제 막 가까워지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한 집주인은 바깥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겨울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은 화창할 여름을 기다리고, 더위에 지친 이들은 쓸쓸해도 시원할 가을바람을 기다린다. 계절처럼 약속된 순환의 기다림은 하루하루 열매를 익혀가지만, 아무런 기약 없이 착각과 상상으로 이루어진 기다림은 단단하던 씨앗마저 무르게 한다. 엇갈려버린 기다림은 또 다른 엇갈림을 낳고, 오직 운명이 손대주길 기다릴 뿐이다.

CultureM_C_N22_images_re_09

Daily sketch(Waiting for nothing in nowhere, 2016) – JiSun LEE image source : JiSun LEE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여기며 다음날 교수에게 발표할 순간을 기다리고, 아이디어가 스케치로, 평면이미지가 움직이는 영상으로 발전되어가는 과정은 만들어감과 함께 잘게 부숴진 기다림으로 채워진다. 완성된 비디오를 렌더링하는 긴 시간은 초점 잃은 눈을 마비시키고, 비디오 작업 앞에 선 관객이 내놓을 반응을 기다리는 묘한 분위기는 오감을 한껏 예민하게 한다.

CultureM_C_N22_images_re_10

Daily sketch(Waiting for an unexpectable guest in Taormina, 2016) – JiSun LEE, image source : JiSun LEE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까지의 시간은 단계별로 나누어져 기다리는 이를 다져가고, 죽음을 기다리는 이는 세상의 다져감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설렘과 만족, 혹은 기대와 실망으로 드러나는 기다림은 끝을 마무리할 새도 없이 더 많은 기다림의 시작을 부른다.

 

 

SONY DSCContributor, Lee Ji Sun

Lee Ji Sun is a young Korean artist, who does activity in Paris, France.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art works images by drawing, writing, video, photograph in every month. http://artleejisun.com/

이지선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여성작가이다. 회화, 비디오,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이 소개한다. http://artleejisun.com/

Comments are closed

0 Flares Twitter 0 Facebook 0 Filament.io 0 Flar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