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에 관한 짧은 소고 Lee Ji Sun’s art life of research, ‘About the video’

1월 16, 2015 at 7:12 오후 , , , , , , , , , , , 아트엠콘서트, 아트엠플러스, 이지선, 컬쳐엠, 컬쳐엠 매거진, 파리 소나무 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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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aes by Lee Ji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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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allation view of the video Timeworld at ENSA Dijon, 2013 – image source : LEE Ji Sun

거울처럼 잔잔한 우물 안, 고여있는 물의 표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반사되어 나타나는 자신의 매력에 빠진 나르시스는 결국 아름다움을 더 가까이 하려 다가가다가 물속에 영원히 빠져버린다. ‘바라보다의 어원에서부터 만들어진 비디오라는 용어는 나르시스가 바라보던 표면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환각적인 이미지와 같이 속을 알 수 없는 모니터의 표면에 나타나는 움직이는 화면과 함께 태어났다.

빛으로 포착한 순간을 평면에 기록하는 사진에서 더 나아가, 비디오는 지나가는 시간을 늘리고 잡아당기고 잘라낸다. 그리고 창조된 또 다른 시간의 선 위에 실제와 상상의 장면들을 다차원 세계로의 입구인 평면의 화면에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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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ion view of the video Textworld at House Rhénanie-Panatinat, 2012- image source : LEE Ji Sun

손톱만한 크기에서 넓은 벽을 가득 채우기까지 다양한 넓이의 화면에는 수많은 점들이 가득 차 있다. 매 순간마다 점들은 색을 바꾸고 옷을 갈아입어서, 사람의 얼굴이 되어 다양한 표정을 그려내기도 하고 드넓은 우주를 형성하기도 한다.

반듯한 네모상자 안에서는 눈으로는 들여다 볼 수 없던 작은 세계가 넓게 펼쳐지고, 드넓은 풍경이나 멀리 떨어진 두 세계가 한눈에 담기고, 또 꿈 속에서만 흐릿하게 보이던 장면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평면의 이미지는 상상과 환각이 만나 생동감 있는 입체가 되어 눈 앞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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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s(Video exerpt, 2011) – image source : LEE Ji Sun

이렇듯 현실과 가상의 세계는 프레임 안에 녹아 서로 엉켜버린다. 비디오는 네모난 틀 안에 실재하던 혹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시공간을 담는다. 비디오의 공간은 매번 다른 크기, 선명도, 색감이나 밝기로 비춰지는 네모난 화면에서 비롯하고, 그 화면 안에서 보이는 움직임은 화면 밖에서 진행될 보이지 않는 장면을 연결한다. 이 공간은 상상의 공간이자, 기계의 작동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사이버 공간이고, 기억하는 것들과 잊혀지는 것들이 어우러져 등장하는 꿈 속의 무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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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ion view of the video i : home at ENSA Dijon, 2013 – image source : LEE Ji Sun

비디오의 시간은, 누구의 시계에서나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동등한 시간에서 분리되어 자기만의 리듬을 타고 시작에서 끝으로 지나간다. 그렇게 비디오 스스로의 삶이 만들어지고 보여지고 시작되었다가 끝이 나지만 또 다시 시작하고 한없이 반복되기도 한다. 과거 어딘가에서 녹화된 이미지와 녹음된 소리는 바로 지금 기계가 재현하여 수십 번이고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고 기약 없는 영원을 약속한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한참 동안 펼쳐지던 환상의 세계는 전원버튼이 눌러짐과 동시에 꺼진다. 주인공도 배경도 잠깐의 잔상만 남기고 단숨에 검은 고요함으로 사라진다. 전원의 공급이 되는 동안 영원의 시간에 존재하던 비디오는 전원이 꺼짐과 함께 깊은 잠에 빠진다. 언제인가 다시 켜지는 순간 비어있던 시간을 무시하듯 다시금 환상의 세계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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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allation view of exhibition : Pierre Huyghe, at the Centre Georges Pompidou 2014 Photo by Pierre Huyghe            –  image from www.lacma.org

두툼한 상자의 모양이던 모니터는 점점 얇아지고 선명해지고 그 속에서 움직이는 장면들은 더욱 실제와 닮아간다. 화면을 통해 지나가는 비디오는 정해진 혹은 선택된 시공간을 담은 허구와 실제가 그대로 섞여있는 하나의 물체이자 독립적인 시공간이고 또 다른 단편적인 삶이자 세계이다.

 

 

 

SONY DSCContributor, Lee Ji Sun

Lee Ji Sun is a young Korean artist, who does activity in Paris, France.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art works images by drawing, writing, video, photograph in every month. http://leejisun.blogspot.kr/

이지선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여성작가이다. 회화, 비디오,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이 소개한다. http://leejisu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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