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매운 닭발 If you want to feel Korea, take it ‘Boneless chicken feet in spicy sauce’
Photos by Angella Kim
닭발. 오돌토돌 씹는 맛과 입 속을 휘몰아치는 쫀득쫀득한 식감 때문에 한번 먹고나면 닭발 맛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에 좋다고 소문이 나 한국인 여자들이 무척이나 자주 즐겨찾는 음식이다.
모양이 해괴해도 곳곳에서 닭발 집이 보이는 것을 보면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사실 싫고 좋고를 떠나서 닭발은 우아하고 품위 있는 고급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언제 어떻게 먹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닭고기 중에서 잘 먹지 않는 부위를 모아 시장에서 음식으로 만들어 판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추측과는 달리 닭발은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은 족보 있는 음식이다. 닭발은 약 3,000년 전인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도 나왔던 식품이다. 그것도 일반 백성들이 시장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얄팍한 주머니 털어 먹는 안주가 아니라 왕이 즐겨 먹었던 요리다. 심지어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는 닭발을 보고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산해진미 중의 하나라고까지 했다.
그렇지 않아도 닭발이 보통을 넘는 식품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닭발 천 개를 먹어치운 사람도 있었다. 닭은 한 마리에 다리가 두 개뿐이니까 무려 500마리 분량을 한 번에 먹어치웠다는 것인데 누가, 왜 그런 터무니없는 식탐을 부렸을까? 주인공은 춘추전국시대의 제나라 왕이다. 진시황 때 여불위가 편찬했다는 역사책 ‘여씨춘추’에 관련 이야기가 실려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제나라 왕이 닭을 먹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한 번에 닭발 수 천개를 먹은 후에야 만족을 한다”
닭발에는 고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배부르게 먹고 만족감을 느끼려면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에 적지 않은 양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닭의 정기는 모두 발바닥에 모여 있다고 생각했다. 가녀린 두 발로 육중한 몸무게를 지탱해야 했으니 닭발에 좋은 기운이 가득 차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닭발 천 개를 먹었다는 것은 정기가 집중돼 있는 핵심 부위를 마음껏 만족할 만큼 섭취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닭발은 보통 음식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닭발요리를 놓고 전설의 새인 봉황의 발(鳳凰爪)라고 부르지만 예전에는 닭발을 한음지척(翰音之跖)이라고 했다. ‘한음’은 주역에서 닭이 하늘을 날아오를 때 내는 소리다. 그리고 ‘척’은 발바닥이라는 뜻이니 한음지척은 곧 닭발이라는 의미다. 얼마나 좋았으면 닭발 하나를 설명하면서 주역까지 동원해 가며 어마어마한 작명을 해놓았다.
요즘에는 한국 포장마차 어디를 가도 무뼈닭발을 찾을 수가 있는데, 피부에 좋은 콜라겐이 많다는 연구결과 덕분에 한국인 여성들이 즐겨먹고 있다. 게다가 손질하기도 까다롭기 않고, 만들기도 쉬워서 집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닭발을 먹고, 남은 양념에 흰밥과 참기름을 넣고, 참깨를 솔솔 뿌려 주먹밥으로 만들어 먹는데 이 것 또한 별미다.
[메인재료] 3인 기준
닭발 400g, 우유 200ml, 월계수잎 2장, 통후추 1T
[양념장]
고추장 3T, 고춧가루 3T, 간장 3T, 올리고당 1 1/2T, 매실액 2T, 다진 마늘 2T,
후추 적당량, 참기름 1T, 청양고추 4개
[주먹밥]
밥 200g, 김 10장, 참기름 3T, 참깨 2T
조리과정
- 닭발은 표면을 깨끗이 씻어 우유에 담가 10분정도 핏물을 뺀다
- 닭발을 물로 깨끗이 씻는다
- 끓는 물에 닭발, 월계수잎, 통후추를 넣어 삶아준다.
- 삶은 닭발은 건져서 흐르는 찬물에 씻는다.
-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추, 매실액, 올리고당, 간장,다진 청양고추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 물기를 털어낸 닭발에 양념장을 잘 버무려준다.
- 기름 두른 팬에 닭발을 올리고 양념이 잘 배도록 중불에서 볶아준다.
- 그릇에 담고 다진 청양고추를 솔솔뿌린다
- 소금으로 조미한 밥에 부순 김과 참기름, 참깨를 넣은 뒤 원하는 맵기만큼 닭발을 넣어 먹기좋은 크기로 만들면 간편하게 주먹밥으로도 먹을 수 있다.
Chef’s tip !
우유가 닭발의 누린내를 잡아주는 동시에 핏물도 잘 빼준다!
삶은 닭발은 찬물에 씻어줘야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닭발에 다진 청양고추를 뿌리면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She is a food journalist of Digital Chosun Newspaper. In recent, she is working as a food director for restaurant business consulting. Also, she works as a member of Korea Tourism Organization’s Korea food team and appears on various media in Korea.
음식전문기자 출신인 김유경은 현재 외식업 컨설팅 푸드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및 해외 문화원과 연계해 해외에서 한식홍보를 하고 있으며, TV, 라디오 등 요리관련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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