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와인의 정수를 담다, 샤또뇌프 뒤 빠쁘 The hidden beauty of France wine, Châteauneuf-du-Pape
Photos by Chun Eun Su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와인을 마시며 와인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키우다 보면 듣게 되는 이름이 있다. 물론 프랑스 와인 하면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라는 양대 산맥을 왔다 갔다 하게 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이 커진다면 이 마을을 만나게 된다. 그곳은 바로 샤또뇌프 뒤 빠쁘(Châteauneuf-du-Pape).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와인이 아닌 다른 분야와 이 곳의 연관성을 찾아본다면 ‘아비뇽의 유수’를 소개할 수 있다. 중세시대 아비뇽의 유수시절 교황이 머물던 성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샤또뇌프 뒤 빠쁘이다. 당시 교황에게 바치는 와인은 당연히 이곳 인근 지역에서 만들어 졌다. 지역이름은 론(Rhône). 론은 보르도, 부르고뉴 만큼이나 양질의 와인이 나는 지역이며 북부, 남부 각 마을에 따라 매우 다른 스타일의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흥미로운 산지이다. 그리고 론 와인의 중심엔 샤또뇌프 뒤 빠쁘가 있다.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샤또뇌프 뒤 빠쁘는 프랑스어로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교황이 머무는 마을로서 중요한 입지를 갖추었던 곳이지만 그만큼 수많은 적의 목표물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를 보여주듯 아비뇽의 유수시절 교황이 머물던 성은 전쟁 때 모두 부서져 지금은 성벽만 남아있다.

Chateauneuf-du-Pape’s village view

Uniquely, Chateauneuf-du-Pape’s vineyard is consistis of rock and soil

The vineyard in Chateauneuf-du-Pape
다시 와인으로 돌아와보면 이곳은 참으로 인상적인 마을이다. 프랑스 와인의 원산지를 알 수 있는 AOC(원산지명칭통제제도-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명칭도 마을 이름과 동일하다. 샤또뇌프 뒤 빠쁘 AOC로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이 생산되며 레드 와인은 무려 13가지 품종의 블렌딩을 허용한다. 하지만 물론 모든 생산자가 13가지 품종을 재배하지는 않고 대부분 5~6가지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옛날 방식 그대로 13가지 품종을 블렌딩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정성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샤또뇌프 뒤 빠쁘 와인의 힘은 아마도 이런 전통적인 방법을 잘 지켜오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참고로 샤또뇌프 뒤 빠쁘의 토양은 매우 척박하다. 포도밭에는 어른 손보다 큰 크기의 자갈들이 가득하지만 프랑스 남부 지역을 가로지는 바람, 미스트랄(mistral)이 강하게 불어와 건조하면서도 시원한 공기가 포도를 한층 더 선선하게 만들어준다.

The 13 grapes varities of Chateauneuf-du-Pape

A grape leaf on the vineyard in Chateauneuf du Pape

An old vine in Chateauneuf du Pape
샤또뇌프 뒤 빠쁘 마을에서 집을 사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 수백 년 동안 와인을 만드는 농가들로 터전을 옮기려 하지 않을뿐더러 이 곳 와인의 인기가 높아 새로운 포도밭이나 와이너리는 더더군다나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인 샤또뇌프 뒤 빠쁘 와인에 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여전히 조용하고 순박하다. 생산자들을 방문할 때 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순박한 정은 더 커져간다.

Domaine du Pegau

Domaine du Pegau’s wines

Domaine du Pegau’s wines
그 중 한 생산자인 도멘 뒤 페고(Domaine du Pégau)를 소개하고자 한다.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세계적인 와인으로 셀러를 둘러보고 시음한 페고의 와인은 그 명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완벽했다. 레이블에서부터 남다른 포스로 눈길 손길 모두 이끈 페고의 와인은 꼭 한번 마셔보길 추천하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Domaine du Pegau’s wines

Domaine du Pegau’s wines
두 번째 생산자는 모든 애정을 흠뻑 담아 소개하고 싶은 아주 작은 규모의 ‘도멘 뒤 바네레(Domaine du Banneret)’. 단 3 헥타르 포도밭 규모의 작은 도멘으로 창업주의 아들, 딸 그리고 손녀가 운영하고 있는 진정한 가족경영 와이너리이다. 밭을 갈고 포도를 키워 와인을 만들고 레이블을 붙여 한 병 한 병 포장하는 일까지 일가족 3명이 모두 함께 한다. 정성스레 풀칠해서 레이블이 삐뚤어 지지 않게 세심하게 손수 붙이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감동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직 3 헥타르의 땅을 가지고 있지만 그곳에서 13가지 품종 모두를 생산한다. 땅이 좁은 만큼 품종을 구분해 내는 것부터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그리고 수확 후 13가지 품종을 모두 섞어 큰 통(foudre)에서 숙성한다.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할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하고 있다.

Domaine du Banneret

Domaine du Banneret
13가지 품종을 모두 섞은 와인은 과연 어떨까? 커지는 궁금증은 잔 속 아로마가 먼저 다잡는다. 향과 맛 모두가 너무도 조화롭고 놀랄 만큼 우아하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하듯 와인은 아주 서서히 자신을 내보인다. 한 시간이 흐르고 두 시간이 흐르고, 바네레의 와인은 한층 더 우아하고 깊은 감동을 전한다. 이만큼 강인하면서도 깊이 있는 섬세함을 가진 와인은 반드시 소장하고 싶은 귀한 와인이다.

Domaine du Banneret’s wines

Domaine du Banneret’s wine barrels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나와 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니 샤또뇌프 뒤 빠쁘 마을의 아름다운 경치에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을 떠나 다른 지역의 마을을 둘러 볼 때마다 샤또뇌프 뒤 빠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떠올리곤 했었다. 세월과 시간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와인과 함께 꼭 한번 다시 찾고 싶은 마을, 바로 샤또뇌프 뒤 빠쁘이다.

Domaine du Banneret’s wines

Domaine du Banneret’s wines
Contributor, Chun Eun Sue
Wine expert, Chun Eun Sue had worked in Korea best wine magazine as a senior marketing & international manager. Now she is working in the leading wine company in Korea.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wine & travel essay once a month.
와인 전문가 전은수씨는 국내 최고의 와인매거진에서 와인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국내 와인회사에서 마케팅 및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해외 유명 와인산지를 직접 답사한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매거진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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