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밀라노 엑스포에서 찾은 대안음식, ‘한식’ YOU ARE WHAT YOU EAT
Photos by Angela Kim
기승전결이 있는 대한민국의 이야기, YOU ARE WHAT YOU EAT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라는 주제로 2015년 10월까지 장장 6개월간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는 전세계의 언론, 오피니언 리더, 문화 평론가, 음식 평론가, 기획자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는 세계적인 문화축제이다. 이 곳에서는 140개 이상 국가들의 식탁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데 각 국의 음식과 문화뿐만 아니라 먹거리에 대한 고찰, 기아문제, 나눔과 분배 등 인류가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관람객이 선정한 2015 밀라노 엑스포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곳’,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며 지구의 식량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곳’, ‘항아리 안에 모든 우아함이 담겨있고 설치미술의 메시지가 확실한 미니멀 스타일의 전시관’, ‘엑스포에서 꼭 먹어 보아야 할 음식 10가지 중 하나’, ‘요리에도 능한 테크놀로지의 마법사들’ 등 수 많은 수식어들과 함께 하루 평균 1만 2천명이 방문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관이다. 1만 2천명은 하루 평균 8,000명을 넘는 일본관을 훌쩍 넘는 숫자다.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Hansik, Foor for the Future :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주제의 한국관은 전통과 기술의 조화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조화, 발효, 저장’의 지혜를 미디어 아트 기술과 접목해 한식을 미래의 대안음식으로 제안하고 있다. 특히 건강한 한식이라는 전시 주제를 레스토랑 메뉴로 연결해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이탈리아인들의 오감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관은 한국의 전통 도자기 중 달 항아리의 모습을 본 따 디자인하였고, 하얗고 부드러운 곡선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와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엑스포 내의 프랑스관 관계자에 따르면 ‘마치 흰 돌고래를 보는 것 같아 출근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한다.
한국관 엑스포는 일 평균 1만 2천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개장하는 아침 10시부터 폐장하는 저녁 11시까지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밀라노 엑스포를 위해 한국에서 직접 운영진과 서포터즈들이 이 곳에 상주하며 관람객의 편안한 전시를 돕고 있다.
평균 30분 ~ 40분을 기다리면 한국관의 큐레이터 안내를 따라 입장해 새하얀 벽면을 채우고 있는 검은색 단어들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자세히 보면 RICE, CAKE, KIMCHI, NOODLE, SEAFOOD, SHRIMP DUMPLING 등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를 각국의 언어로 적어두었는데 각자가 가져온 펜으로 평소에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들을 직접 쓸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조명 아래 다양하게 설치된 작품들이 펼쳐지는데 가장 먼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음식의 구성요소를 볼 수 있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들이 바로 당신의 몸을 이룬다. 인류의 먹거리에 대한 고찰을 한국관에서는 우리나라 선조들의 지혜인 ‘조화’, ‘발효’, ‘저장’을 통해 미래의 대안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로봇 팔의 모션 컨트롤 시스템을 활용한 스크린 영상과 보존과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365개의 옹기 뚜껑을 미디어 파사드로 활용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의 사계절과 음식문화, 식량 문제를 영상화한 전통의 지혜와 첨단기술과의 만남으로 방문객들은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전시관을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1층으로 이동하면 1세부터 100세까지 분리된 화면에 앞면은 음식, 뒷면은 사람의 얼굴을 담아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기, 승, 전, 결이 있는 완성도 있는 전시’이다. 전시장을 빠져나오면 한국의 전통 탁자와 그릇들이 아름답게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한국인의 음식문화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마당으로 나오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시품이 마련되어 있는데 바로 한국의 전통적인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재현한 미디어 아트가 바로 그것이다. 손바닥만한 잉어가 꼬리를 흔들며 유유히 다리 밑을 지나가는 데 마치 한국의 공원에 있는 연못에서 잉어가 노닐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옆에는 엑스포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한국관 레스토랑과 디저트 부스가 있는데 ‘음식이 가장 맛있는 곳 중 하나’라고 평가 받고 있다. 30분간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고 하루 800~900명이 찾는 이 레스토랑의 일일 매출은 1,700만원으로 당초 예상수치보다 두 배에 달한다고 한다. 여느 박람회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는 가히 상상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한식 한 상차림의 가격은 한화로 약 3만원 수준인 25유로, 닭강정 12유로, 잡채 12유로, 해물파전 14유로, 김치찌개 15유로 등의 식사와 붕어빵, 빙수, 인절미 아이스크림 등 세련되게 풀어낸 한국식 디저트도 인기다.
레스토랑 옆에는 기념품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데 단순히 한국적인 소품만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 코레일의 지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아이템들을 선정해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고급 증류주 ‘화요’를 비롯해 쌀을 발효해 만든 ‘국순당 막걸리’, 외국인이 즐겨 찾는 달콤한 ‘아이싱 막걸리’뿐만 아니라 엄선된 액세서리와 소품들을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한식 요리사와 명인들을 초청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외국인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지난 8월 15일에는 광복 70주년 및 한-이 수교 131주년을 기념해 양 국가의 대형 국기 판넬에 스티커를 붙여 국기를 완성하는 행사도 진행해 추첨을 통해 선정된 사람에게 한국 왕복항공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단순히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 우리의 몸을 이루는 구성요소로서의 의미, 그리고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나누어야 하는 미래의 식량문제에 대한 고찰과 그 해결책을 나누는 곳. 바로 그곳은 밀라노 엑스포의 한국관이다.
She is a food journalist of Digital Chosun Newspaper. In recent, she is working as a food director for restaurant business consulting. Also, she works as a member of Korea Tourism Organization’s Korea food team and appears on various media in Korea.
음식전문기자 출신인 김유경은 현재 외식업 컨설팅 푸드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및 해외 문화원과 연계해 해외에서 한식홍보를 하고 있으며, TV, 라디오 등 요리관련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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