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침은 우리의 밤보다 아름답습니다 Lee Ji Sun’s art life of research, ‘About the morning in Paris’
Images by Lee Ji Sun
스르르 몸이 풀리고 눈꺼풀을 올린다. 함께 누워있던 핸드폰의 배꼽을 눌러 눈부신 화면이 켜지고 어렴풋이 숫자를 읽어 시간을 인지한다. 아직. 지난밤 소리 없이 남겨진 메시지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 빨간 배지를 달고 있다. 곧이어 알람이 울린다. 7시 7분. 창 밖으로 지나가는 청소차의 굉음을 따라 몇 대의 자동차들도 비교적 작은 소리를 내면서 지나간다.
어두움이 깔려있는 차갑고 축축한 바깥공기. 답답한 공기로 데워진 실내 안, 먼지들과 함께 가라앉은 공간을 가로질러 창문을 연다. 매일같이 반복되어도 흠칫 놀라게 되는 아침공기의 날카로움을 뒤로하고 화장실로 간다. 잊혀진 듯 굳게 닫혀있던 동굴 같은 입을 열어 이를 닦고, 지난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덕지덕지 붙은 꿈을 씻어낸다. 창 틈 넘어 방안으로 스멀스멀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는 뜨거운 물이 적시는 샤워부스 앞에서 방향을 바꾼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조명을 켜고 그 자리에 그대로 붙어있는 거울 앞에 선다. 귓등 너머로 점점 더 크게 들리는 바깥세상의 움직임. 분주한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등교중인 아이들은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만큼 경쾌하다. 소시지처럼 앞뒤 가릴 것 없이 줄지어 있는 자동차들은 1초를 서두르고자 바들거리고 스텝이 엉킨 운전자의 실수에 너 나 할 것 없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를 만든다. 드라이기를 켜고 소음을 소음으로 지운다.
떠오르는 태양의 높이가 시선과 엇비슷한 몇 분의 시간 동안 실내의 하얀 벽은 창 밖의 나뭇가지 무늬를 입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 무대가 되었다가, 커튼 흔들림에 일렁이는 파도가 된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빛 무늬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곧 사라진다. 햇빛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달의 윤곽까지 깔끔히 지워내면, 창 밖 너머로 부지런히 지나간 사람들은 어딘가에 도착하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린다.
어제와 오늘의 경계에서 몽롱하게 서있는 무의식은 달력에 하루 하나씩 채워가는 스마일을 그리며 비로소 깨어난다. 지극히도 반복적이어서 더욱 세밀한 차이를 느끼는 아침의식이 거의 끝나간다. 어제의 부스러기는 떨어진 머리카락과 함께 쓸어버리고, 지난밤의 다짐이 꿈과 함께 사라질까 구석구석 흩어진 메모조각들을 모아 오늘의 문장을 만든다.
Lee Ji Sun is a young Korean artist, who does activity in Paris, France.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art works images by drawing, writing, video, photograph in every month. http://artleejisun.com/
이지선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여성작가이다. 회화, 비디오,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이 소개한다. http://artleej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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