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지만 특별한 그것, 반복 Lee Ji Sun’s art life of research, ‘About the Repetition’

9월 28, 2016 at 4:05 오후 , , , , , , , , , , , , , , , , , , , , 구불거리는 시간들, 네모난 얼굴들, 달, 동그란 이야기들, 동그란 이야기들 네모난 얼굴들 구불거리는 시간들, 반복, 순수예술, 아트엠콘서트, 아트엠플러스, 오!재미동 갤러리, 컬쳐엠, 컬쳐엠 매거진, 파리,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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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s & Texts by Lee Ji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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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ulation in the air.(Digital photography, Seoul, 2016) – JiSun LEE(image source : JiSun LEE)

오늘 하루 가득 찬 머릿속, 어지럽히는 기억을 지워내려 한다. 술에 취한 사람은 조금 전 허공에 퍼뜨린 말을 다시 한번 읊조린다. 잊혀지지 않을 넋두리는 바람조차 불지 않는 무심한 밤하늘 아래에 깔려 비좁은 공간을 맴돈다. 떠오르는 태양빛에 지난밤의 말은 감쪽같이 분해되고 아침이 온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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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from the station.(Digital photography, Seoul, 2016) – JiSun LEE(image source : JiSun LEE)

인지능력이 차츰 생겨나는 시절, 아기들은 엄마를 바라본다. 울리는 소리가 하나의 말이라는걸 이해시키려 엄마는 아기에게 같은 단어를 반복한다. 어렵사리 입 모양을 만들고 비슷하게 들은 소리를 따라 한다. 여린 잇몸 사이를 지나 비로소 적당한 발음을 만들어 낸 아이는 단 하나의 단어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입에서 퍼져나간 말과 소리는 주변을 돌아 다시 귓볼을 타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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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from an exhibition.(Digital photography, Seoul, 2015) – JiSun LEE(image source : JiSun LEE)

매일같이 바라보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아이의 얼굴에 점점 더 짙게 묻어난다. 아이는 너무나 익숙해서 의식조차 하지 못한 부모의 습관을 입어간다. 곧이어 부모의 곁을 떠나 또 다른 사람들과 상황들을 만난다. 그 중 몇 가지는 자연스럽게 반복되거나 자연스럽게 버려진다. 일상의 관찰은 사소한 반복을 만들고 다양한 형태의 습관을 낳는다. 몸과 정신에 각각 따로 또 함께 배어버린 짙은 습관은 사람의 하루를 지배하고 어제와 오늘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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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road to the clouds.(Digital photography, Geneva, 2015) – JiSun LEE(image source : JiSun LEE)

늘 가던 길을 따라 예정된 곳으로 가고, 익숙한 메뉴를 비슷한 시간대에 먹는다. 개개인은 습관과 닮은 듯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만든다. 단 한번의 결정으로 판가름 나지 않는 자신이라는 모습은 수많은 반복이 마주하는 매일의 새로움과 적절히 상충한다. 경험한 것들은 의식과 무의식에 한 겹씩 윤곽을 남긴다. 조금 더 용기 있는 변화에 양보를 하기도 하고 고집스럽게 기존의 모습을 끌고 가기도 하면서, 다양한 반복행위는 만들어진 삶을 유지함과 동시에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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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from nowhere.(Digital photography, Seoul, 2016) – JiSun LEE(image source : JiSun LEE)

손바닥 위 조그만 구슬을 굴리듯 둥그런 지구가 또 한번의 회전을 한다. 태양은 같은 곳에서 뜨고 같은 곳으로 넘어가 진다. 하지만 오늘의 아침은 어제의 아침과 너무나 멀고 하염없이 새로우며 그 누구에게도 미지수로 남아 지금의 앞을 밝힌다.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침대를 벗어나는 오늘의 몸뚱이는 하루만큼 자라있고 하루만큼의 흔적을 지닌다. 반복되는 일상 속, 잊을뻔한 이의 메시지나, 조금 더 알맞게 끓여진 커피, 혹은 31일이 1일이 되는 별거 아닌 산뜻함은 바로 지금의 특별함을 기념하고 특별했던 오늘을 기억한다.

 

 

SONY DSCContributor, Lee Ji Sun

Lee Ji Sun is a young Korean artist, who does activity in Paris, France. CultureM Magazine releases her art works images by drawing, writing, video, photograph in every month. http://artleejisun.com/

이지선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여성작가이다. 회화, 비디오,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컬쳐엠이 소개한다. http://artleej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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