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London S/S, ‘Ready to wear collection Review 4’ 런던 패션 위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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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Style.com

Paul Smith 2015 ss RTW collection

Paul Smith 2015 ss RTW collection

폴 스미스
폴 스미스의 패션은 어떤 방식으로든 여성친화적이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언제 어디서든 여성들을 자신감 넘치고 여유로워 보이도록 해고, 소위 아주 ‘쿨’해 보이는 현대 여성의 표상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확언하건대 ‘옷이 날개다’라는 말은 폴 스미스의 옷을 두고 하는 말일 지 모르겠다. 현대 소비자들은 실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옷들을 원하고 폴 스미스의 탁월한 안목과 경험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폴 스미스는 그런 점에서 언제나 절충주의자였다.

이번 시즌 폴 스미스의 패션은 동시대적이고 예술적인 워킹우먼이었다. 각종 줄무늬와 플로럴 프린트, 그리고 실크를 통해 어떻게 하면 더욱 입기 편하고 보다 여성적이며, 가장 독창적인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한 것 같다. 그 결과, 폴 스미스는 특유의 직선적인 재단을 통해 무척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워킹우먼들을 위한 우아한 선물세트 같은 느낌의 콜렉션을 완성했다.

Paul smith38

Paul smith

그 중에서도 특별히 곱디 고운 실크가 가미된 말쑥한 재킷과 넉넉한 반바지들, 그리고 오묘한 색감으로 얼룩진 파란 꽃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나치게 강조된 직선형태 때문인지 여러 버전의 스트라이프 패턴에는 그렇다 할 감흥이 없었다. 쇼가 끝난 후 폴 스미스는 보랏빛 실크 팬츠와 갈색 끈의 흰색 스니커즈로 본인의 ‘젊고 쿨한’ 감각을 뽐냈다. 그의 밝은 표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콜렉션이 폴 스미스의 새로운 비전을 향한 의미있는 전초전이었기를 희망한다.

 

Erdem 2015 ss rtw collection

Erdem 2015 ss rtw collection

에르뎀
패션으로 상정되는 대부분의 콜렉션에 있어, 상징성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말하자면 콜렉션의 콘셉트라던지, 그것을 해석하기 위한 나름의 기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이번 런던 패션 위크를 통해 에르뎀은 모든 의상들 위에서 살아 숨쉬는 일종의 직관성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에르뎀의 아름다운 자수들과 입체적인 모든 패턴들을 바라보며, 디자이너가 언질해준 콜렉션의 콘셉트가 아닌 명쾌한 창작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에르뎀은 대중이 기대하는 디자이너로써의 완벽한 궤도를 달리고 있는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고, 무엇보다 옷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인재 말이다.

에르뎀은 확실히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식물학을 배우고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번 콜렉션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묘하게도 백스테이지 에르뎀의 보드는 <The African Queen> 속의 캐서린 햅번의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둘의 상관관계가 궁금하긴 하지만, 무성하고 조금은 사악한 정글을 여행하는 우아한 빅토리안 식물학자. 아마 에르뎀이 쇼를 통해 의도한 바는 대충 이런 식일 것이었다.

2015 S/S 에르뎀은 쇼에 지속적으로 조금씩 등장시켰던 식물들을 가장 대담하게 표현했다. 꽃잎, 이파리, 야자수 등은 지금까지 봐왔던 중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레이스나 트위드로 된 드레스들 위로 수놓아졌으다. 특히 에르뎀이 독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텍스쳐는 자연 특유의 야생적 분위기가 느껴졌다.

또한 그 자신이 빅토리아 시대를 언급한 만큼 그에 걸 맞는 작업 역시 이루어졌다. 엄격하고 우아해 보이는 높은 넥라인과 꽤 엄숙한 짙은 녹색 컬러 등이 그것이었다. 그럼에도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형형색색의 깃털들이 현란하게 짝을 이룬 스커트와 드레스들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었던 쇼에 에르뎀이 의도한 일종의 ‘에르뎀스러운’ 반전이었다. 덕분에 쇼는 한층 더 동시대적인 개성으로 가득 차있는 듯 보였다.

 

jonathan saunders 2015 ss RTW collection

jonathan saunders 2015 ss RTW collection

조나단 선더스
조나단 선더스의 모든 옷들은 마치 종잇장처럼 얇은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선더스가 자신의 작품 위에 첨가한 입체적이거나 작고 큰 불규칙적인 식물, 혹은 새들은 철저히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숨막힐듯한 쇼에 위트를 선사했다.

또 한가지 당연하고도 놀라운 사실은 그가 이번 쇼를 통해 자신의 탁월한 색체 감각을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정체성이라고도 할만한 여린 파스텔톤이 있었지만 더 흥미로웠던 건, 달콤하고 짙은 파란색과 그보다 더 탁한 황록색, 그리고 풍부한 적갈색의 조합이 만들어낸 아이러니한 위트였다. 게다가 메탈릭한 소재와, 진짜 꽃인 마냥 가볍게 촐랑거리는 입체 디테일 까지.

그리고 아주 유치한 방식으로 부풀어버린 리본장식이 가장 개성 넘치고 트렌디해 보이는 조나단 선더스의 쇼에서 당당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지극히 구조적이고, 지적이고 또 미니멀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반해, 조나단 선더스의 쇼 자체엔 그다지 우릴 깜짝 놀래 킬만한 파격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Peter pilotto 2015 ss RTW collection

Peter pilotto 2015 ss RTW collection

피터 필로토
사실 런던 패션위크가 참혹했던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현재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런던 패션 위크에는 크리스토퍼 케인, 크리스토퍼 베일리, 에르뎀, j.w 앤더슨까 등의 독창적이고, 젊고, 위트 있는 디자이너들이 즐비할 만큼 패션 위크로 성장했다. 심지어 톰 포드 또한 그의 컴백무대로 당당히 런던을 선택한 사실은 충분히 주목할만한 점이다.

그러나 런던 패션 위크가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갖게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런던 패션 위크가 젊고 실험적인 천재성을 지닌 디자이너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수용하는데 앞장서고 있지만, 사실 결정적인 요소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런던 패션 위크의 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패션 위크가 열리는 내내 런던의 거리와 런웨이를 살펴보면 쉽게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척이나 자유롭고 실험적이며 무엇보다 즐거운 분위기가 내재되어 있다. ‘재미있는 패션’ 그것이 대중들이 런던 패션 위크에 기대하는 바이며, 런던 패션 위크가 혹독한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진정한 한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피터 필로토와 그의 파트너 크리스토퍼 드 보스라는 재능 있는 두 젊은이는 늘 런던 패션 위크에서 그들의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해온 대표적인 디자이너다.

Peter Pilotto36

Peter Pilotto and Christopher De Vos

그들은 이번 시즌 꽃무늬와 메탈릭한 타일, 그리고 화려한 아크릴을 복잡한 배열로 배치하고 수놓는 방식으로 예술에 대한 그들의 신념과 재미를 함께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그들의 특기인 현란한 디지털 프린팅과, 수작업 공세는 정말이지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 외에도 컬러풀한 플랫샌들과 과감하지만 충분히 고급스러운 컬러블로킹은 관객의 유희적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것들이 실제 데일리 룩으로 입을 만 한 것들은 아니었지만 대중들에게 패션의 즐거움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쇼였다고 생각한다.

 

 

 

345 Contributor, Lee Seung Min

A freelance fashion columnist, Lee Seung Min tells about fashion, art, culture by his own unique view point more in-depth and make interesting.

프리랜서 패션 칼럼니스트인 이승민은 패션과 예술, 그리고 문화 전반에 대한 심층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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